큰딸이 한참 어릴 때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질문입니다. 여러분들 같으면 어떤 대답을 했을 거 같으세요?
당시 다섯 살이던 큰 딸 아이의 조금은 황당하지만 그렇지만 틀리지 않는 답변.... "초록색 고추, 빨간색 고추, 살색 고추.. 이렇게 세 가지가 있어요"
그 때 분위기요? 완전히 뒤집어 졌었지요. 선생님들은 감히(?) 적극적인 감정 표현은 못 하고 웃음을 참느라 어쩔 줄 모르고 당시 참여수업에 와 있던 자모, 아빠들은 거의 얼굴이 벌개졌더랬습니다.
가을 고추밭에 고추를 따는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지나 가는 아이가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할머니 왜 고추는 빨개요?"
할머니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창피해서 빨갛지.."
"왜 창피해요?"
"고추를 내 놓고 있으니 창피하지.."
그 고추나무 위에 빨간 고추잠자리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저 고추잠자리는 왜 빨개요?"
"부끄러우니까 빨갛지"
"왜 부끄러워요?" . . . . . . . "고추를 봤으니까 부끄러운 거야"
어느 시골 마을에 고추 농사를 하는 두 집이 있었다.
한 집은 늙은 할머니가 농사 짓고, 다른 한 집은 이쁜 젊은 아가씨가 농사 짓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해마다 고추 농사는 할머니가 더 잘 되었다.
이상하게 여긴 아가씨는 할머니가 고추 농사를 잘 하는 데는 무슨 비결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몰래 숨어서 지켜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한밤중에 할머니가 팬티를 벗고 고추밭을 뛰어 다니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 나니 시들했던 고추들이 다시 팡팡하게 싱싱해졌다.
아가씨는 당장 그 밤에 고추밭으로 달려 가서 팬티를 벗고 고추 사이를 뛰어 다녔다. 그러나 이번에도 아가씨는 고추농사를 망치고 말았다. 고추들이 팡팡하고 싱싱하다 못해 그만 모두 터져 버린 것이다.
옛부터 고추는 남성기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아들을 낳으면 대문에 금줄을 치고 고추를 걸어 두었다.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을 알리는 것으로 대표적인 것이 코스모스와 고추잠자리이다. 왜 잠자리의 이름 앞에 '고추'라고 붙였을까?
조용필이 '고추잠자리'라는 노래를 불러 댔는데.. 왜 그리 여성팬들이 환호를 했을까? 이 고추잠자리가 정력제라면?
동의보감을 보면 잠자리를 '청령'(청령) 또는 '청낭자'(靑娘子)라고 하는데, "성질이 약간 서늘하며 독이 없다. 양기를 강하게 하고 음경을 따뜻하게 하며 정액이 절로 흐르는 것을 그치게 한다. 발이 6개이고 날개가 4개인데, 약으로 쓸려면 말려서 날개와 발을 떼고 볶아서 사용한다. 또, 눈이 푸르고 큰것이 좋은데 고추잠자리는 더욱 좋다." 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 고추잠자리가 정력제라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문데, 알고 실천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하룻밤에도 숱한 궁녀들과 즐긴 연산군이었다. 연산군은 회동습역소(會同習役所)를 차려 머슴과 종들로 하여금 잠자리를 잡아 바치게 하였다.
잠자리는 교미시간도 길고, 교미한 채 하늘을 날며 노니는 곤충이다. 그래서 옛부터 여자는 장다리 꽃밭에 들어 가지 말고 잠자리를 잡지 말라고 전하는 것이다. 어떻게 연산군은 이런 것까지 놓치지 않고 생각해 냈는지 감탄해 마지 않을 수 없다.
굳이 고추잠자리를 먹지 않더라도 일찍 퇴근하여 마누라와 함께 '잠자리'에 누워 '고추'(?)를 들이 미는 것이 '고추잠자리'가 되어 보는 사랑받는 남편의 지름길이 아닐까?
고추잠자리를 위한 오딧세이 - 김남호 ≪조선문학≫ 당선시
누군들 한 때, 비상(飛翔)을 꿈꾸지 않았으랴
하늘이 다 비치는 날개 하나 믿고 아침 이슬이 마르기를 기다려 창공에 무수한 길을 내며 떠돌다 그 길 지워야 끝나는 여름날 하루 고추잠자리는 무엇을 찾고 있었던가
나도 저런 설렘 하나 겨드랑이에 끼고 감히 허공을 탐하였던 적이 있지 나를 그토록 방황하게 했던 것은 날개가 아니라 옆으로만 향하던 극심한 사시(斜視), 석양의 장대 끝에서 보았지 양쪽 날개를 편 채 쉬어야 하는 나를